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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김성수 대표 '사람이 경쟁력…美 진출시 인사전략부터 짜야 성공하죠'"

  • Writer: Ji Min Yoo
    Ji Min Yoo
  • Jun 3
  • 2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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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25주년 HRCap 이끄는 김성수 대표


美 내 한국계 최대 인사컨설팅펌

뉴저지 본사, 고객사 1500개

주요 대기업의 현지 투자 길잡이


"투자 끝내고도 직원 못 뽑아

발만 동동 구르는 사례 많아"


Published by Hankyung on 06/04/2025



“얼마 전 S물산 미주법인에서 장기근속 임직원을 모아 행사를 열었는데, 10년 이상 일한 직원 4명 모두가 우리 회사를 통해 입사한 인재였다는 말을 들었을 때 큰 보람을 느꼈어요.”


글로벌 HR(인사) 컨설팅·서치펌인 HRCap 김성수 대표(사진)의 말이다. LG그룹 미주본부 인사부장을 지낸 그가 2000년 미국 뉴저지주에 설립한 HRCap이 오는 7일 설립 25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고객사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한국 대기업의 북미 법인을 비롯해 일본, 중국계 기업, 아마존·구글 등 미국 기업의 아시아 법인까지 1500개 이상으로 불어났다. 한국에 아시아 본부를 세우고, 유럽에도 사무실을 만드는 등 사업을 넓히는 배경이다.


HRCap의 연간 채용 성사 건수는 300~500건 수준. 이 중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C 레벨 임원, 디렉터급 이상의 고위직만 100건 이상을 차지한다. 연봉 50만~수백만달러 이상의 고급 인재를 다루는 이 시장에서 HRCap은 미국 내 상위 10위 서치펌으로 꼽힌다.


최근 H그룹의 미국 자회사 CEO를 현지인으로 뽑는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그는 “한국에서 온 주재원이 대표를 맡던 구조에서 미국 시장에 정통한 외국인을 CEO로 앉힌 첫 사례였다”고 설명했다. S전자가 미국에서 주방 가전 회사를 인수했을 때 무려 1년 반 동안 후보자 탐색과 설득을 거쳐 현지인 CEO와 HR 헤드 이직을 도운 사례도 있다.


지난 25년간 이처럼 빛나는 순간만 있었던 건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뒤 3~4년 동안 채용시장이 얼어붙는 바람에 위기를 겪었다. 그는 ‘위기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에 투자했다. 현재 1200만 명에 달하는 구인 후보, 32만 명 이상의 영어·한국어 능통자 데이터베이스를 갖춘 배경이다.


최근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가 붐을 이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제조업 투자 필요성이 커지자 인력 수요도 늘었다. 그러다 보니 조지아, 앨라배마,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한국 기업이 몰린 지역에서는 생산직부터 엔지니어, 관리직 등 전 분야에 걸쳐 인력난이 심각하다. 김 대표는 “생산라인 증설은 끝났는데 사람을 못 구해 돌리지 못하는 사례가 꽤 많다”며 “공장을 짓기 전에 인사 계획부터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여전히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인사 관련 소송에 걸린 사례가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투자가 증가하는 만큼 소송 건수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양한 인종, 세대, 문화가 섞인 미국에서 채용과 평가를 잘못하면 금세 차별 소송에 휘말린다”며 “주재원들이 면접 시 나이, 가족관계, 출신지 등을 물어보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김 대표는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한 단계 더 커지려면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어를 못하거나 한국 문화를 잘 모른다는 이유로 기회를 안 주는 사례도 많다. 문화에 집착하다 보면 인재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한국 문화를 아는 미국인도 많아진 만큼 지금이 기회라고 느낀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미국 속의 한국 기업이 아니라 미국 속의 한국계 미국 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우리가 하는 일은 그 진화를 함께 설계하고 실행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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