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중앙일보]
신입직원의 20~30% 차지
# 1. 뉴저지의 한 물류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이모(27)씨는 한국에서 물류분야를 전공하고 2년 정도 일하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미국행을 택했다. 1년간 인턴 계약이었지만 최선을 다했고, 그의 성실성과 열정을 눈 여겨 본 회사는 8개월 만에 이씨를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했다.
# 2. 뉴욕의 한 한인은행은 최근 졸업생 한 명을 인턴으로 뽑았다. 1년 간의 근무실적을 봐서 가능한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업계 자체가 채용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 한 사람을 뽑아도 오래, 제대로 일할 사람을 뽑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인턴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한인기업이 늘고 있다.
한인 헤드헌팅회사인 HRCap은 2011년 지상사나 한인기업이 채용한 신입직원 중 20~30%는 인턴이나 파트타임·임시직으로 일하던 직원인 것으로 집계했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리쿠르팅회사 세스나는 2010년 한국에서 뉴욕·뉴저지 지역으로 인턴십을 온 졸업생 중 20%가 취업비자(H-1B) 스폰서를 받아 정규직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전국대학·고용주협회(NACE)가 지난 1~3월까지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규 채용 직원 중 39.1%는 2010년 졸업생 중 자사 인턴십 프로그램 이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인턴 가운데 평균 58%를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고 밝혔다. 이는 NACE가 조사를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이후 얼어붙었던 취업시장이 조금씩 풀리면서 회사들이 인재채용에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입 직원을 대거 채용하기 보다 인턴십이나 임시직 등을 통해 취업 희망자의 업무 능력이나 인성, 성실성 등을 검증한 뒤 최종 채용을 결정하는 분위기라는 것.
HRCap의 김성수 대표는 “금융위기 이후 인턴, 파트타임에서 정규직이 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면서 “예전엔 이력서에 출신 학교나 봉사경험, 파트타임 경력 등만 있어도 취업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인턴은 물론 이중언어, 컴퓨터 활용 능력 등이 있어야 경쟁력을 갖추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타민족 학생들에 비해 한인 학생들의 취업 준비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세스나 헤드헌팅팀 이태선 과장은 “일반적으로 취업 준비생의 70~80%가 인턴십 경험이 있지만 한인 학생들 중 인턴 경력이 있는 경우는 50~60% 정도”라며 “인식의 차이 때문인데 방학 동안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만 하거나 공부에만 집중하기 보다 진로를 고려해 인턴 경력을 쌓으면 취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동희 기자 dhki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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